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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면

아이들이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면 아빠와 엄마의 단어나 문장이 가득해요. 어른의 문장을 아이들이 말할 때면 얼마나 재미나고 신기한 지 몰라요. 첫째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친구들의 말을 배워왔어요. 그런데 전에 듣지 못한 말들이라 당황할 때가 많아요. 저는 그 영역이 더 이상 부모의 손이 닿지 않는 공간 같아 두려운 마음이 생겨요.

얼마 전, 막내가 집회 도중에 졸려 해서 재우려고 교회의 빈 공간을 찾아갔어요. 그곳에서는 예배드리는 부모님을 기다리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모여 게임을 하거나 대화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 대화내용이 제 마음을 힘들게 했어요. 단어와 단어 사이마다 심한 비속어와 욕설이 가득했기 때문이에요. 마음에 안 드는 친구를 따돌리자는 내용, 문장을 옮겨 적기에도 부끄러운 단어들과 게임의 파열음마다 뱉어지는 욕설들. 아직 너무 어린아이들인데...

좋은 습관은 익히는데 오래 걸리지만 나쁜 습관은 금방인 것처럼 말의 습관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고등학교 때 말끝마다 '지랄'이라는 말을 붙이는게 유행이었는데, 저도 몇 번을 따라 하다가 입에 붙어 버렸던 적이 있어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짝꿍에게 이 말을 쓸 때마다 때려 달라고 부탁했어요. 이후 거의 몇주간 짝꿍에게 맞았던 것 같아요. 의도치 않았지만, 저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튀어나왔던 거예요. 이 아이들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났지요.

"너희들 교회에서는 이러면 안 돼!"라는 말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러면 교회 밖에서는 이래도 되는 걸까요? 한편으로는 이들이 교회에 머물러 있어 주는 게 고맙기도 하답니다. 이 아이들도 언젠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면 하나둘 바뀔 것이라 믿어요!

저는 기도하는 자리에 엎드려 "주님, 제가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라고 여쭈었어요. 아이들과 함께 있었던 짧은 시간이 제 마음을 힘들게 한 이유는 악한 시대의 문제와도 닿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주님을 애타게 부를 때, 부어 주신 마음은 그분이 일하시는 방식을 생각하고 그분이 제게 이르신 말씀을 기억하라는 것이었어요.

이스라엘 백성이 고통받을 때 구원을 의한 시작점으로 아기 모세를 강물에 띄윈 그분을, 사사기의 어둡고 암울한 시기를 깨뜨리시기 위해 한나의 아들 사무엘을 준비시키신 그분을, 말라기 이후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세례 요한을 준비시키신 그분만을 바라보라고 말씀하셨지요.

하나님은 이 아이들의 말이 아닌 마음을 주목하게 하셨어요. 마음을 바꾸려면 결국 답은 사랑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다음 세대 아이들이 예수님을 알지 못한 채 교회 문화에만 익숙해지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돌아보면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 시대가 악한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의 백성을 구원할 다음 세대를 당신의 방식으로 기름 부으시고 일으켜 세워주세요. 이 시대의 골리앗과 같은 어둠을 깨뜨릴 수 있는 주님의 사람들을, 다윗과 같은 주님의 용사들을 세워 주세요.

출처: 육아를 배우다/ 이요셉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