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일어나라 함께 가자
본문: 마가복음14장32-42절
마가복음 14:37-40
돌아오사 제자들의 자는 것을 보시고 베드로에게 말씀하시되 시몬아 자느냐 네가 한 시 동안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
38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하시고
39 다시 나아가 동일한 말씀으로 기도하시고
40 다시 오사 보신즉 저희가 자니 이는 저희 눈이 심히 피곤함이라 저희가 예수께 무엇으로 대답할 줄을 알지 못하더라
주님께서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실 때, 제자들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시몬아 자느냐 네가 한 시 동안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고 하셨습니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는 주님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쉽게 베드로는 잠들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주께서 죽음의 길을 가시는 순간까지 제자들은 잠들 수 있었습니까? 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그들은 어떻게 잠이 들 수 있었습니까? 본문의 말씀은 지금 그 물음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막 14:41-42] 세 번째 오사 저희에게 이르시되 이제는 자고 쉬라 그만이다 때가 왔도다 보라 인자가 죄인의 손에 팔리우느니라 42 일어나라 함께 가자
이 말씀 속에서 빼놓지 말고 우리가 붙들고 가야 할 깊은 세계는 무엇입니까?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 그리고 십자가의 길은 ‘고독한 길’이었다는 것입니다. 주께서 홀로 가신 길이었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고, 사랑하는 제자들마저도 사정을 알지 못했던 가운데, 주님은 무거운 십자가를 지셔야 했습니다. 제자들이 주님과 함께 하지 못했던 자리이자, 주님 홀로 씨름해야 했던 자리였습니다.
여러분은 항상 그리스도의 고독에 대해서 기억하십시오. 여러분 안에도 이런 세계가 있습니까? 나의 뜻이 하나님의 뜻과 부딪히고, 아무도 나의 십자가와 슬픔과 고통을 알지 못함으로, 홀로 버려진 것 같은 고독함 가운데 있습니까? 마태와 마가와 누가가 공통적으로 기록해서 남김으로, 우리가 읽기를 바라고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를 원했던 세계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극한 두려움과 떨림 가운데 있을 때,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절대 믿음과 순종으로 승리하셨던 주님의 겟세마네의 기도를 묵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께서 고독하게 가셨던 십자가의 길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앞에 31절에서, 우리는 베드로의 굳건한 결의를 볼 수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힘있게 말하되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하고 모든 제자도 이와 같이 말하니라 (막 14:31).” 베드로는 이렇게 큰 결심과 결단을 하고나서도 한 시 동안도 깨어있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그런 큰 결심이 이토록 쉽게 무너질 수 있단 말입니까? 우리 안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모습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예수님과 베드로의 모습을 대비해서 볼 수 있습니다. 십자가에 앞에 선 예수님의 모습과 베드로의 모습을 보겠습니다. 베드로는 처음에는 매우 힘차고 자신만만 했습니다. 그러나 약하고 비겁한 모습으로 변해 갔습니다. 이에 반해 예수님은 십자가를 앞두고 겟세마네에서 심히 통곡했지만, 기도가 끝난 뒤에 일어나서 ‘일어나 함께 가자’라고 말씀하신 순간부터 흔들림없이 십자가가 영광임을 굳게 믿고 그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이 두 모습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봅시다.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우리가 얼마나 인간적으로 자신만만 합니까? 그러나 그런 모습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약한 것인지 우리가 알아야 합니다. 도리어 인간적으로 허약한 모습이라도 할지라도 삶의 모든 것들을 하나님께 맡기고 사는 삶이 진정 강한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에게서 인간적인 약함을 볼 수 있습니다. 주님은 심히 울며 통곡하셨지만, 주께서 믿음 안에서 일어섰을 때, 그 어떤 것도 꺾을 수 없는 강렬한 힘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렇게 역설적인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자신만만하고 완벽하고 결함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이 사는 사람을 보면, 오히려 불안합니다. 자기를 의뢰하고 인간적인 강함을 드러내는 사람보다, 약해 보이는 자 안에서 우리는 진정한 강함을 발견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신앙의 길을 가고 있습니까? 사순절을 맞아서 주님이 걸어가신 길을 다시 보면서, 우리가 무엇을 깨달아야겠습니까? 우리는 주님 안에 있는 ‘하나님에 대한 전적 신뢰’를 깨달아야 합니다. 믿음은 전적 신뢰입니다. 하나님의 절대 섭리를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따라서 우리를 인도하시고 주관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신뢰하고, 그 분에게 우리의 삶을 맡기고 살면, 우리 안에 있는 모든 불안이 사라질 것입니다. 이것이 주님 안에 있었던 세계였습니다.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이 길을 가고 있습니까? 베드로와 같은 모습으로 이 길을 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베드로는 결국 주님을 부인하고 말았습니다. 베드로는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가지 못했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제자들이 주님과 함께 갔어야 할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주께서는 홀로 고독하게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우리가 주님과 함께 그 십자가의 길을 갔어야 했었습니다’라는 것이 사랑의 제자 요한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의 핵심입니다. ‘같이 갔어야 했는데 주께서 홀로 그 짐을 지셨구나’라는 안타까움이 요한 안에는 있었습니다.
우리가 십자가의 길을 가시는 주님의 고독을 보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과 함께 동행하는 자들이 되어야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주님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갈 때, 그 길이 고독한 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울러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 고독한 길을 주님처럼 끝까지 잘 이기고 가야 합니다. 그것은 그 끝에는 부활의 영광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